현재 법무부가 주도하는 중소회사회계기준의 제정 또는 시행시기를 2~3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재이 세무사회 연구이사는 1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회사회계기준안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 중소회사회계기준이 K-IFRS 또는 일반기업회계기준과 같이 회계투명성과 상세한 회계정보의 제공만을 강조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또 다른 회계기준이 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간편하고 실효성있는 회계기준’이라는 제정취지를 달성하지 되지못할 뿐만 아니라 실제시행에 있어 중소회사가 순응할 수 없게돼 매우 큰 어려움과 반발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3년 간에 걸쳐 중소기업 유관단체, 세무사회, 공인회계사회의 연구 결과를 반영해 상법을 개정한 후 단계적으로 도입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먼저 상법이 개정되고, 세무사회와 회계기준원에서 각각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제정하려는 노력을 해 온 점과 그 적용대상이 매우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할 때 법무부가 주도하는 중소회사회계기준의 제정 또는 시행시기를 2~3년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회계기준은 상법과 세법에서 인정하고 있듯이 원칙적으로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회계관행’에 따라야 하고 별도의 법적 통제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도 별도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는 회사, 중소기업중앙회, 세무사회 및 회계사회 등 관련 전문가단체, 금융회사 등 당사자와 각 이해관계자들이 시간을 갖고 합의해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구 이사는 중소회사회계기준의 제정으로 향후 회계기준의 체계는 △주권상장법인 및 금융회사가 적용하는 K- IFRS △그밖의 외부감사대상법인이 적용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 △주식회사가 적용하는 중소회사회계기준으로 재편되는 것으로 밝히고있는데, 상법(446조의2)에서 ‘회사의 회계는 상법 및 대통령령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회계관행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어, 3가지 기준 이외에 인정되는 회계관행이 무엇인지 의문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무부가 중소회사회계기준안을 마련한 것은 상법 제3편 회사편 제4장 주식회사 제446조의2(회계원칙) 및 시행령 제15조(회계원칙)제3호에 근거한 것이지만,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재무정보의 제공’이라면 주식회사가 아닌 다른 상인(유한책임회사와 개인기업 등)도 금융회사, 정부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재무정보를 제공하도록 별도의 회계기준이 필요할 것이지만 별도의 회계기준을 두지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확한 재무정보의 제공과 회계투명성 확보는 상법상 상인 모두에게 필요하고 적용대상이 되는 상인이 매우 영세한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유한책임회사, 합자, 합명회사는 물론 개인기업에게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중소회사회계기준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 이사는 또, 중소회사회계기준은 ‘내용이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회계기준으로 만든 것이므로 중소회사회계기준에 규정하지 않은 내용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런 경우 중소회사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므로, 중소회사회계기준에 규정이 없어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 경우 중소회사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도록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회계관행으로서 ‘세법기준’의 중요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구 연구이사는 세법기준은 그동안 상법에 따라 기업회계의 관행으로 인정되던 것으로 현재 외감법인을 제외한 중소회사의 대부분이 처리하고있는 주요한 회계처리방식인데도 중소회사회계기준을 새로 제정하면서 대부분의 세법기준의 적용을 배제하고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법기준은 회계투명성의 기초가 되는 객관성 및 비교가능성의 입장에서도 적합한 회계처리방법으로, 기준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정하는 경우 오히려 객관성과 통일성이 없고 임의적으로 산정할 수 있게되어 재무상태 및 이익이 사실과 다르게 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산 평가 등 기준이 모호하여 자산 및 손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세법기준을 적용하게 하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